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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안전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위기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대비한 대응 절차를 반복적으로 점검해야만 실제 위기 때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매년 여름 진행되는 ‘을지연습’은 바로 이러한 목적을 위해 시행되는 국가 차원의 종합 비상대비 훈련입니다. 이 연습은 정부와 군,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참여하여 전시, 재난, 테러, 사이버 공격 등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을 검증하고 강화합니다.
이번 2025년 을지연습은 8월 18일(월)부터 21일(목)까지 4일간 전국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며,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을지연습의 의미와 필요성, 역사, 구체적인 훈련 내용, 그리고 올해 진행될 일정과 참여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겠습니다.
을지연습의 의미와 탄생 배경
을지연습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종합 훈련으로, 행정안전부와 국방부가 공동으로 주관합니다. 이름의 ‘을지’는 고구려 시절 수나라의 대군을 물리친 명장 을지문덕 장군에서 따왔습니다. 이는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지혜롭고 담대하게 국가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상징합니다.
이 훈련의 시작은 1968년 1·21사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를 기습하려다 실패한 사건 이후, 정부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 민·관·군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에는 주로 군사 대응 능력에 중점을 두었지만, 점차 행정, 경제,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위기관리 훈련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현재의 을지연습은 군사훈련을 넘어 재난관리, 사이버 보안, 테러 대응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는 전방위 훈련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왜 지금, 을지연습이 필요한가
21세기 국가 안보 위협은 과거와 달리 형태와 범위가 다양해졌습니다. 전통적인 무력 침공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가짜뉴스와 심리전, 사회기반시설 마비, 전염병 확산 등 복합적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전력망이나 금융망을 마비시키는 사이버 테러는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국가 기능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심각한 위협입니다.
을지연습은 이러한 변화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해마다 훈련 시나리오를 조정하고 보완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사이버 침투 대응 훈련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재난 대피 시뮬레이션이 강화되었습니다. 또한 전염병 대응을 위해 보건·의료 분야 기관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준비된 대응’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초기 대응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평소 훈련을 통해 대응 절차를 몸에 익히면, 실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을지연습은 바로 이러한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강화하는 기회입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는가
을지연습은 국가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훈련입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위기 상황을 가정한 상황실을 운영하고, 실시간으로 대응 지침을 하달합니다. 공공기관은 자체 비상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중요 시설과 정보시스템의 보안 상태를 점검합니다. 민간기업은 전력, 통신, 금융 등 주요 기간산업 분야에서 위기 대응 매뉴얼을 실행하고 비상 연락망을 재점검합니다.
일반 국민도 훈련의 중요한 주체입니다. 훈련 기간에는 각 지역별로 민방위 대피 훈련, 재난 경보 발령, 응급처치 교육 등이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사이렌이 울리면 지정된 대피소로 이동하는 연습을 하며, 가정에서는 비상 식량과 구급품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을 활용해 재난문자 수신 테스트나 비상 연락망 확인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주요 훈련 내용과 실제 사례
을지연습의 훈련 항목은 다양합니다. 전시 상황을 가정해 정부 각 부처가 비상 근무 체계로 전환하고, 주요 통신망이 마비될 경우를 대비한 대체 통신 수단 점검도 포함됩니다. 또한 사이버 공격 대응 훈련에서는 해킹 공격 시도를 모의로 재현하고, 방어 체계와 복구 절차를 점검합니다. 테러 대응 훈련에서는 주요 시설에서 폭발물 위협 상황을 설정하고, 경찰·소방·군이 합동으로 대응합니다.
실제 사례로, 몇 년 전 훈련에서는 가상의 사이버 공격으로 전력망이 마비되는 상황이 설정되었습니다. 당시 일부 기관은 백업 전력 공급 장치를 가동하고, 다른 기관은 전력 사용량을 급감시키는 절차를 실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취약한 지점을 발견하고 보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기상 이변에 따른 대규모 홍수나 태풍 피해 대응, 대형 화재 진압, 원자력 발전소 사고 대응 훈련 등이 시나리오로 활용됩니다. 이러한 훈련은 단순히 가상 상황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실전처럼 진행됩니다.
2025년 을지연습 일정과 참여 방법
2025년 을지연습은 8월 18일(월)부터 21일(목)까지 4일 동안 전국적으로 실시됩니다. 이번 훈련에는 정부와 군,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대거 참여하며, 국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확대됩니다.
참여 방법은 다양합니다. 직장인이라면 소속 기관의 훈련 계획에 따라 비상대응 절차를 체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이버 보안 점검, 비상 연락망 점검, 대피 시뮬레이션 등이 포함됩니다. 가정에서는 지역별로 안내하는 민방위 훈련 시간에 맞춰 대피 연습을 하거나, 재난 대비 키트를 점검하면 됩니다.
특히 올해는 디지털 참여 방식이 강화됩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가상 대피 훈련, 사이버 공격 대응 퀴즈, 비상 행동 요령 교육 콘텐츠가 제공되며, 참여 인증 시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국민이 할 수 있는 사전 대비
을지연습 기간에만 훈련하는 것보다, 평소 생활 속에서 위기 대응 습관을 길러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정에서는 비상 식량과 식수, 휴대용 라디오, 손전등, 구급약품 등을 미리 준비해두어야 하며, 가족 간 비상연락 방법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직장에서는 비상 대피로를 숙지하고, 재난 발생 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두어야 합니다.
또한 스마트폰에 ‘안전디딤돌’ 앱과 같은 재난 정보 제공 앱을 설치해 두면, 실시간 재난문자와 행동 요령을 신속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대비하는 습관이 있다면, 실제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을지연습은 단순한 해마다 반복되는 형식적인 행사가 아닙니다. 이는 국가와 국민이 하나가 되어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종합적인 안전 훈련이며, 우리의 일상을 위협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2025년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보다 안전하고 탄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작은 참여가 모여 큰 힘이 되듯, 모든 국민이 이번 훈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동참하길 바랍니다. 안전은 준비된 자의 몫이며, 그 준비의 첫걸음이 바로 을지연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