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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마시는 와인이 만든 시장 – 술자리에서 읽는 소비 트렌드

by 잔든알쓰 2025. 6. 16.

    [ 목차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는 크고 작은 생활 방식의 변화를 겪어왔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음주 문화의 변화는 단순한 일상 습관의 전환을 넘어 소비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술자리는 줄고, 혼술은 늘어나며, 그에 따라 주류 시장도 소리 없이 큰 판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혼자 마시는 와인이 만든 시장 – 술자리에서 읽는 소비 트렌드

 

 

1인 가구의 증가와 혼술 문화의 확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는 3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혼자 사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혼밥', '혼영', '혼술' 등 혼자 하는 생활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혼술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자기 만족형 소비의 대표 사례로 부상했다.

 

혼술의 확산은 이전과는 다른 음주 문화를 만들었다. 과거에는 회식이나 모임 중심의 술자리가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조용히, 자신만의 공간에서 가볍게 한 잔을 즐기는 문화가 대세다. 이런 변화는 주류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유도하고 있다.

소포장·프리미엄 전략, 와인이 앞장서다

이런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반영한 주류는 단연 와인이다. 과거에는 와인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대용량으로 판매되며 '특별한 날 마시는 술'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187ml, 375ml 와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제품, 그리고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반영한 프리미엄 와인 라인업 확대는 눈에 띄는 변화다. 1만 원 이하의 저가 와인과 3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와인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중구조 시장은, 혼술 시대가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편의점이 주류 시장의 중심으로

이제는 편의점이 단순히 야식이나 담배를 사는 곳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편의점 주류 코너의 확장은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다. CU, GS25,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체인은 와인 전용 냉장고를 설치하거나 와인 큐레이션 매대, 수입 맥주 할인 이벤트 등을 통해 혼술족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GS25는 자체 와인 브랜드 ‘와인25플러스’를 론칭하며 앱을 통한 와인 예약 및 픽업 서비스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오프라인 구매의 편리함과 온라인 주문의 효율성을 결합한 형태는 MZ세대의 디지털 친화적 소비 성향과도 맞아떨어진다.

와인25플러스 바로가기

 

 

와인 구독 서비스의 성장

한편, 와인을 자주 즐기는 소비자층이 늘어나면서 등장한 것이 바로 '와인 구독 서비스'다. 월정액으로 다양한 와인을 받아볼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와인 초보자에게는 탐색의 기회를, 애호가에게는 새로운 시도의 재미를 제공한다.

국내 스타트업 및 수입사들이 운영하는 구독 서비스들은 보통 소믈리에 추천, 테마별 구성, 푸드 페어링 정보 제공 등을 포함해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의 ‘소유’보다는 ‘경험’에 가치를 두는 MZ세대의 특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 대표적인 와인 구독 서비스로는 다음과 같은 브랜드가 있다:

- 보틀샤크(BottleShock): 매달 다양한 국가의 와인을 테마별로 큐레이션하여 배송하며, 와인 노트와 푸드페어링 가이드도 함께 제공한다.

보틀샤크 홈페이지

- 위클리와인(Weekly Wine): 주간 단위로 트렌디한 와인을 소포장으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와인 초보자에게 특히 인기다.

위클리와인 홈페이지

 

MZ세대, 소비 시장의 규칙을 바꾸다

과거 세대의 음주는 사회적 소속감이나 관계 중심의 성격이 강했다면, MZ세대의 음주는 자기 중심성, 취향 소비, 건강 고려 등의 키워드로 정리된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와인 한 잔을 넘어서, 소비 패턴 전반을 바꾸고 있다.

맥주보다는 와인, 소주보다는 사케 혹은 하이볼

대용량보다는 소용량, 대중적이기보다는 나만의 취향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비정기 구매보다는 정기 구독

이 모든 흐름은 ‘혼자 마시는 와인’이 단순한 음주를 넘어 경험 중심 소비경제의 전환점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마무리하며 – 혼술은 트렌드이자 경제현상이다

혼술은 더 이상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이제 혼술은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축으로, 그리고 브랜드와 제품 전략을 설계하는 기준점으로 자리 잡았다. ‘혼자 마시는 와인’이라는 작지만 강력한 습관은 우리의 술 문화를 바꾸고,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소비 트렌드를 읽고 싶다면, 술자리의 형태부터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